신용회복경험담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되기까지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5.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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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채무 발생 전의 일상적인 삶 (약 15%)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는 게 곧 제 일이자 삶이었습니다. 작업실은 작았지만 아늑했고, 클라이언트 일과 개인 프로젝트를 병행하며 소소한 자존감을 느꼈죠. 수입이 일정하지는 않았지만, 혼자 사는 데엔 부족함 없었습니다.
친구들은 “좋은 취미로 밥 벌어먹고 사는 네가 부럽다”고 했고, 저도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작은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 자부심이 점점 허영으로 변해가고 있었던 걸, 그땐 몰랐습니다.
2. 전개: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약 25%)
처음 스포츠 도박을 접한 건 순전히 재미 삼아였습니다. 친구들과 축구 경기를 보다가 소액으로 베팅했죠. 그런데 운이 좋았는지, 첫 회차에서 20만 원 넘게 땄습니다. 그때 느꼈던 짜릿함이 계속 마음에 남았고, 점점 금액이 커졌습니다.
일이 없는 날이면 경기를 분석하며 시간을 보냈고, “이번만 이기면 그만하자”는 말이 어느덧 일상이 됐습니다. 어느 순간 카드론을 쓰게 됐고, 부족한 자금은 대부업체에서 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땐 ‘잠깐’이라는 생각뿐이었어요. 하지만 2년 8개월이 흐른 뒤, 남은 건 6,500만 원의 빚뿐이었습니다. 대부업체 3곳과 저축은행에서 빌린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이자는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었죠.
작업은 점점 줄어들고, 사람도 피하게 되면서 제 생활은 망가졌습니다. 가장 무서웠던 건, 전화벨 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감각이 일상이 된 거였습니다.
3. 위기: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상황 (약 20%)
결정적인 계기는 어머니의 전화였습니다. 늘 “잘 지낸다”고 둘러대던 제가, 그날따라 너무 힘들었는지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 울음을 터뜨렸어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제 말을 다 들어준 어머니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하셨어요.
“지금 이대로 네 인생을 끝낼 순 없잖니. 방법이 있다면 찾아보자.”
그날 밤 저는 ‘도박 채무 해결 방법’, ‘개인회생 신청 조건’을 검색하기 시작했고, 스스로를 설득하듯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불안했고, 창피했고, 또 어딘가에서 “나는 예술가인데…” 하는 자존심이 남아 있었지만, 더 이상 혼자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
4. 해결: 개인회생 진행 과정 (약 25%)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도박’이라는 채무 원인 때문에 인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저는 사실대로 모든 과정을 털어놓았고, 진심이 통했습니다. 제 과거 기록과 상담 결과, 진지하게 재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받아들여진 거죠.
최종 인가가 났을 때, 월 32만 원씩 3년 동안 갚는 변제계획이 확정되었습니다. 독촉전화는 멈췄고, 매달 고정된 금액을 납부하며 생활 패턴도 다시 정비됐습니다. 돈의 가치를 뼈저리게 느끼고 나니, 불필요한 소비는 자연스레 줄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건, 한동안 그림을 다시 잡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채무와 스트레스로 손이 떨려 그림이 망가졌거든요. 하지만 하루에 한 시간, 두 시간씩 다시 그림을 시작하면서 스스로를 회복시켜나갔습니다.
5. 결말: 현재의 변화와 희망 (약 15%)
지금은 개인회생 1년 차입니다. 아직 변제 기간은 많이 남아 있지만, 저는 예전보다 더 단단해졌습니다. 부끄럽지만 도박 중독 상담도 받았고, SNS에도 제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오히려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연락을 주더라고요.
앞으로는 그림으로 제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도박의 유혹, 채무의 공포, 그리고 회복의 과정까지.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는 경고가, 누군가에게는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다시 한 걸음 내딛고 있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끝’이라 느끼고 있다면, 꼭 말하고 싶습니다. 끝은 아닙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부끄러움보다 중요한 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입니다. 나처럼 다시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