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이혼도 인생이고, 회생도 인생이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7.2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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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입부: 겉보기엔 완벽했던 내 삶 (15%)
제 나이는 35세. 외국계 IT 기업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괜찮은 직장’에 다니고 있고, 연봉도 또래보다 높았기에 남들 눈엔 부족할 것 없는 삶처럼 보였을 겁니다. 유치원 다니는 아들도 있었고, 퇴근 후에는 가족과 평범한 시간을 보내는 게 일상이었죠. 하지만 그 평온은 생각보다 쉽게 무너졌습니다.
2. 전개: 감정의 끝, 그리고 경제적 현실 (25%)
결혼생활은 점점 소원해졌고, 결국 합의 이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혼 자체도 고통스러웠지만, 그 후에 따라온 재산 분할과 위자료가 더 큰 부담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가진 자산 대부분이 공동명의였고, 아들 양육비도 제가 부담하기로 했죠.
결국 은행 두 곳에서 대출을 받고, 카드사 한 곳에서 리볼빙과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며 총 7,800만 원의 채무가 생겼습니다. 한 달에 이자만 수십만 원이 나가고, 원금은 줄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혼 후 3년 반 동안, 겉으로는 여전히 잘나가는 회사원처럼 보였지만, 속은 점점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3. 위기: 무너진 신용과 자존감, 그리고 결심 (20%)
마침내 카드 연체가 시작됐습니다. 그날, 회사에서 회의 중 카드사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고, 순간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이후 며칠을 밤잠 설쳤고, 대중교통 요금조차 신용카드 잔액 부족으로 결제되지 않았을 때, ‘이제는 뭔가를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이 들었습니다.
‘개인회생’이라는 단어는 인터넷 검색 중 처음 접했습니다. 처음엔 정말 망설였어요. 체면이 깎일까 봐 두려웠고, “그래도 나 정도면 갚을 수 있지 않나?” 하는 자존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버티기 어려웠고, 결국 3개월 정도 고민한 끝에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첫 상담 날, 제 상황을 다 털어놓는 데만 30분이 걸렸고, 상담이 끝날 무렵엔 울컥한 마음에 목이 메기도 했습니다.
4. 해결: 나를 구한 제도, 개인회생의 길 (25%)
상담부터 법원 인가까지는 약 4개월이 걸렸습니다. 관련 서류를 준비하고, 채권자 목록을 정리하면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과정은 생각보다 체계적이었고, 법원에서도 저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주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월 44만 원씩 3년간(36개월) 변제하는 조건으로 인가를 받았습니다. 처음엔 ‘내가 이런 절차를 밟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편으론 누군가가 내 상황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느낌이었어요.
가장 힘들었던 건 감정적인 회복이었습니다. 회사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주말에 아들과 마주 앉을 때마다 ‘미안하다’는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습니다. 다만 변제를 시작하고 나서는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도망치지 않고, 정면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 자신을 버티게 해줬어요.
5. 결말: 회복의 시간 속, 새로운 삶을 그리며 (15%)
지금은 개인회생 인가 후 1년째 변제 중입니다. 매달 정해진 금액을 납부하며 지내고 있고, 생활도 훨씬 단순하고 계획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신용카드는 당연히 쓰지 않고, 필요 이상의 소비를 완전히 끊었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허세 부릴 일도 없고, 혼자 사는 삶에 익숙해지는 중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돈에 끌려다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아직 갈 길은 남았지만, 분명히 방향은 올바르다고 믿습니다. 앞으로는 아들과의 관계에 더 집중하고 싶고, 3년 뒤에는 당당히 신용을 회복해 나만의 계획을 새로 세워보고 싶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망설이고 계신 분’이 있다면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인회생은 포기가 아니라 책임입니다.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이 길을 택했다는 건, 삶을 다시 살아갈 의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의지가, 결국 당신을 살릴 겁니다.